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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에서 날아온 경고장 | 신동식 | 2025-10-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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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 날아온 경고장 이번 주에 가장 뜨겁고 슬픈 뉴스 가운데 하나가 캄보디아에서 일어난 일들입니다. 캄보디아에 있는 범죄 조직에 한국의 많은 청년들이 감금되어 고문당하고, 범죄에 동원되고 심지어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여기에 한국에 있는 범죄 조직과 연계되어 한국 사람이 한국사람을 팔아넘기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범죄 조직 연락책과의 인터뷰 가운데 나타난 처참한 일은 기회만 주어진다면 사기를 치는 범죄 집단에 사람을 인도하는 일을 하겠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당당하게 돌아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대답을 한 근저에는 캄보디아에 오는 청년들이 모두 큰돈을 벌겠다는 욕심에 왔으므로 책임도 본인들이 지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자신이 하는 일이 인신 및 사기 범죄라는 인식이 전혀 없고 오직 돈에만 눈이 멀어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실종신고가 빈번하였고 아직도 한국에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결국 정부는 비상 대책을 세우고 정부 합동 대응단을 캄보디아에 파견하였고, 캄보디아에 대한 여행 자제 경고를 하였습니다. 참으로 적절한 대책입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 내부에 있습니다. 도대체 이렇게 많은 청년이 고수익의 유혹에 넘어간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어떤 요인이 이들을 캄보디아로 넘어가게 하였을까? 딱 부러지게 한 가지 요인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는 인간의 가진 탐욕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탐욕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지점이 있습니다. 캄보디아로 간 대부분의 사람이 2030세대입니다. 이들 중 대부분이 대학생이거나 대학을 졸업한 이들입니다. 한참 일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이런 청년들이 단기 고수익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진 것은 안타깝게도 일할 수 있는 공간이 적기 때문입니다. 대학을 졸업하여도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없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기업들 역시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인식 아래 일자리 창출하는 데 소극적입니다. 그러다 보니 대학에서 배운 전공이 쓰일 때가 없습니다. 특별히 인문계열의 직업은 너무나 적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대학에 들어가서 하는 일이 자격증 따는 데 시간을 보냅니다. 자신의 전공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나 취업을 위한 도구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대학에 다니거나 졸업을 한 청년들이 선택할 것은 많지 않습니다. 작은 파이를 서로 뜯어 먹는 데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결국 지친 청년들이 구조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싶은데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취업이 되지 않습니다. 대학을 졸업해도 전공에 따라 취업을 할 수 없습니다. 결국 청년들이 단기간에 돈을 벌 수 있는 유혹의 덫에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본다면 캄보디아로 단기간 돈을 벌기 위하여 간 청년들을 무조건 비판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이들을 사지로 몰아낸 현실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어떤 이는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아픈 것이 아니라 싸늘한 죽음이라면 그것도 타살이라면 그 말은 너무 잔인한 말이 됩니다. 청년 세대가 사라지는 미래는 지옥입니다. 청년을 살리지 못하는 정책은 재앙입니다. 가진 자들의 권력을 더 유지하기 위하여 정년을 연장하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정년 연장을 강조하는 이유도 타당합니다. 생애주기가 늘어난 시대에 노년을 살아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노년을 위한 정책이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에 정년 연장도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구조적 변화에는 우선순위가 필요합니다. 청년 세대를 살리는 것이 우선순위여야 합니다. 그래야 미래가 소망이 있습니다. 기성세대도 노년이 아프지 않습니다. 청년이 아프면 기성세대는 소망이 없습니다. 캄보디아 사태는 기성세대를 향한 경고장입니다. 청년을 살리라는 경고장입니다.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내라는 요구서입니다. 정부가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습니다. 민생을 위하여 온 힘을 다한다고 외칩니다. 그 중심에 청년이 있어야 합니다. 청년을 살리는 정책이 우선순위에 있어야 합니다.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로 한국 사회는 건강한 일자리가 줄어들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청년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정책과 투자가 없다면 우리의 젊은이들이 제2, 제3의 캄보디아로 팔려 갈 것입니다. 여기에 한국교회도 정신을 집중해야 합니다. 교회의 청년들을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이들을 아끼고 격려하고 힘을 주어야 합니다. 이들이 한국교회의 미래입니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과 신앙이 조화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기도하고 섬겨야 합니다. 이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믿고 후원하고 기다려야 합니다. 경고장을 무시하면 패가망신합니다. 우리에게 온 경고장을 잘 살피고 청년을 살리고 미래를 준비하여야 합니다. 교회는 이 땅의 청년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바른 신앙을 소유할 수 있도록 섬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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