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감과 홀로 살아감 | 박석화 | 2012-03-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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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같은 세상에 있으면서, 두 가지의 삶의 양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삶의 양식이고, 다른 하나는 홀로 살아가는 삶의 양식입니다. 사람들이 서로 말하기를 이 세상은 사람과 사람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라고 말을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이 말하기를 세상은 함께 살아가는 곳이 아니라 홀로 살아가는 곳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말과 홀로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말은 마치 같은 세상은 상반된 시각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이 세상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일까요? 아니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일까요? 우리는 이 둘 중 한 가지 삶의 방식을 선택하여 사는 것일까요? 이 질문은 사실 어리석은 질문입니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것과 홀로 살아가는 삶의 양식 가운데 한 쪽만 선택하여 살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생각하여 보면 이 두 삶의 양식, 함께 살아감과 홀로 살아감은 우리가 모두 가지고 있는 삶의 양식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쉽게 사람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먹는 밥상을 바라보면 내가 홀로 수확하여 얻은 것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누군가 씨를 뿌리고 수확을 하거나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거나 산으로 가서 나물을 캐어 우리 식탁에 오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집 또한 혼자 지은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힘이 합쳐져 지어진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집에서 편안하게 잠을 자며 휴식을 취합니다. 이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함께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결코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할 때 이 세상은 홀로 살아가는 곳입니다. 누군가 나의 일을 대신하여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밥상에서 다시금 보면, 내가 숟가락을 들고 젓가락으로 먹어야 밥과 반찬을 먹을 수 있습니다. 또 학생으로서 나에게 주어진 학업을 대신하여 주는 사람도 없고, 직장에서 나의 일을 대신하여 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누군가 대신하여 줄 수 없는 내가 할 일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은 또한 홀로 살아가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 하나 땅에 발을 디디고 있으면서 두 삶의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의 모습에서 두 삶의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두 삶의 방식의 균형을 잃어버릴 때입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만을 보면서 극단적으로 가면 자신의 처지를 살펴보지 못함으로 도리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게 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주체는 자기 자신인데, 이를 잃어버리는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홀로 살아가는 세상만 강조하다보면, 매우 이기적인 사람으로 살게 됩니다. 다른 사람이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이 혼자만 잘 살면 된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일하지도 않으면 먹지도 말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성경은 서로를 돌아보라는 말씀도 있습니다. 이 둘 사이에 균형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균형을 잡고 살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다른 사람을 보는 여유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전문화되고 분업화된 사회에서는 자기 일에만 몰두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균형을 가지기 위해서는 나와 다른 사람을 동시에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마음의 자세입니다. 나만 바라보면 다른 사람을 보기 쉽지 않습니다. 또 다른 사람을 바라보고 있으면 나를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두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는 삶이 어쩌면 우리의 삶인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성경은 우리에게 이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나와 다른 사람을 함께 보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죄악 된 사람은 균형 잡는 삶의 양식을 우리 스스로가 온전히 행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이 두 삶의 양식에서 균형 잡힌 삶을 가질 수 있는 길이 있는데, 그것은 우리가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을 바라볼 때입니다. 하나님을 바라볼 때, 우리는 나와 다른 사람을 균형 있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눈이 하나님을 향할 때, 자신의 사명을 성실히 행할 수 있고, 더불어 이웃을 사랑할 수 있음을 성경은 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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