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에 대한 단상들 | 운영자 | 2024-09-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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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에 대한 단상들 김항석 집사 출장 중 가나에서의 몇 가지 경험으로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이 책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대학 수업 시간에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베버는 자본주의 정신의 기원과 발전을 설명하면서, 특정 윤리적 체계-특히 프로테스탄트의 근면과 성실, 금욕적인 삶의 태도-가 자본주의 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가나에서 경험한 여러 일들을 떠올리게 하는데, 사람들의 성실함과 정직함, 그리고 정치적 안정성 등이 가나에서 사업을 하는 데 유리하다는 말들과 맥을 같이 하는 것 같습니다. 가나는 1600년대부터 유럽, 특히 영국의 영향을 받았으며 1800년대부터는 직접적인 식민 통치를 받게 되었습니다. 식민지 시절, 유럽인들은 노예 무역을 통해 수많은 가나 사람들을 아메리카 대륙으로 데려갔고, 금, 상아, 그리고 경제적으로 수익성 있는 작물들을 가져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나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곡식을 재배할 기회가 적었고, 결국 카사바와 같은 비교적 척박한 환경에서도 자랄 수 있는 작물을 심어 생계를 이어나가게 된 것이 오늘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가나의 자연적 여건, 즉 비옥한 땅과 풍부한 수자원은 사실상 농업에 최적화된 조건을 제공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카사바를 주식으로 삼는 문화가 형성되었고, 최근에서야 쌀 농사가 증가하면서 쌀이 새로운 주식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농업 전통은 가나의 식민지 역사와 깊이 연관되어 있으며, 이는 곡물 수급이 식민지 경영 과정에서 왜곡된 방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가나 사람들은 영국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 인식을 갖는 경향이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영국을 통해서 민주주의와 기독교 신앙이 전해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일본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일본은 한국에 일왕을 숭배하게 하고 기독교를 박해하는 억압적 통치를 펼쳤고, 한국인들이 일본에 대해 가지는 감정을 논의하기 전에 경제적 발전 여부나 근대화 논쟁 이전에, 무엇이 전달되었는가 하는 차이가 존재한다고 봅니다. 베버의 논의에 따르면, 자본주의 발전을 촉진하는 요인은 경제적 성장뿐만 아니라 그 사회의 윤리적, 종교적 태도에도 크게 의존합니다. 가나의 경우, 식민지 시대에 민주주의와 기독교 신앙이라는 중요한 요소가 전달되었고, 이는 가나가 상대적으로 정치적 안정성을 유지하며 사업 환경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물론, 아프리카에서 사업을 하기가 어렵다는 인식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가나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 비해 안정적이고 성실한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어, 이러한 베버의 자본주의 윤리와 정신이 아프리카 내에서 실현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나 사람들이 높은 평가를 받는 그 기반이 기독교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네요. 반면에 나 자신은 기독교인으로서 그런 모습을 보여 줬는지 부끄럽습니다. 그리스도의 향기에 대해서 생각해 보며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합니다. 한국에 들어갈 때 식민 노예 역사를 보여주는 이 카사바 가루를 가지고 가려 합니다. 약간 시큼한 맛이 나는데 여기서 파전을 부쳐 먹어 보니 맛있더군요. 빛과소금교회 가족 여러분들과도 나누고 싶습니다. 곧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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